바다의 오묘한 맛, 미더덕과 오만둥이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슷한 모양새와 용도를 가진 두 해산물이지만, 알고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는 생물입니다.
미더덕은 '물'의 옛말인 '미'와 더덕을 합쳐 '물에서 사는 더덕'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반면 오만둥이는 '오만 곳에 붙어서 산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으며, 주름미더덕, 오만디, 오만득이, 만득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오만둥이는 한국에 인위적으로 도입된 외래종으로, 경남 통영 일대에서 양식되고 있습니다.
미더덕은 오만둥이보다 더 긴 타원형으로 한쪽 끝에 자루가 달려 있으며, 대부분 겉껍질을 벗겨낸 황갈색의 매끈한 상태로 유통됩니다. 반면 오만둥이는 자루가 없고 몸 전체가 밝은 황갈색을 띠며, 표면에는 오돌토돌한 돌기로 덮여 있고 불규칙한 주름이 있는 형태로 별도 처리 없이 그대로 유통됩니다.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꼬리(자루)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미더덕은 오만둥이보다 향이 훨씬 강하고 진한 반면, 오만둥이는 향은 덜하지만 씹는 맛이 더 좋습니다. 오만둥이는 미더덕보다 껍질이 훨씬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워 껍질까지 모두 먹을 수 있습니다. 미더덕은 '신티올'이라는 불포화 알코올 성분의 향이 시원한 맛을 내어 해산물 요리에 필수 재료로 활용되는 반면, 오만둥이는 체액이 적어 맛과 향이 미더덕보다 덜하지만 가격이 싸고 오도독한 식감 때문에 미더덕을 대체해 각종 요리에 사용됩니다.
미더덕은 자연산으로 늦겨울에서 봄 사이인 4~5월에 주로 채취되는 반면, 오만둥이는 양식하기 때문에 사시사철 먹을 수 있습니다.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모두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 비타민C, 비타민E, 철분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불포화지방산인 EPA, DHA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항산화 물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두 해산물 모두 향긋한 바다 향을 즐길 수 있는 찜, 탕, 회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특별한 해산물인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두 해산물은 오직 한국에서만 주로 식용되며, 서양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식재료입니다. 미더덕의 진한 향과 오만둥이의 씹는 맛, 각자의 특성에 맞게 선택하여 요리한다면 더욱 풍부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